두 에디터의 반지 원정기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두 에디터의 반지 원정기

이제 막 파인 주얼리에 눈을 뜬 입문자들을 위해, 손가락 마디가 닳도록 반지를 껴본 두 에디터의 쇼핑 여정기.

ELLE BY ELLE 2023.10.20
  
 
싱글은 아니지만 싱글 링은 필요해
까마득할 만큼 오래전부터 끼던 4개의 레이어링 반지가 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반지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렸다. 분신 같던 아이들을 떠나보내고 나니 손가락이 너무 허전했지만, 헤비 쇼퍼인 나는 생각했다. 나를 위한 새로운 싱글 링을 사기에 완벽한 타이밍이구나. 처음 방문한 곳은 까르띠에 매장. “반지는 나와 어디든 항상 함께하잖아요. 손을 많이 쓰는 만큼 작은 반지 하나도 존재감은 꽤 크거든요.” 매장 셀러의 말을 듣고 나니 묵직한 존재감의 ‘저스트 앵 끌루 컬렉션’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처음에는 독창적이고 대담한 못 디자인이라 주저했는데 끼는 순간 주얼리는 직접 껴봐야 안다는 말이 떠올랐다. 못이 손가락을 타고 올라오는 것처럼 감싸주는데, 손가락이 가늘어 보이면서 손이 전체적으로 훨씬 아름답게 느껴졌다. 항간에는 못 머리 부분이 손을 눌러 아프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내 경우에는 불편함을 거의 못 느꼈다. 셀러의 말에 따르면 저스트 앵 끌루는 최근 들어 싱글 링으로 더 많은 이들이 찾고 있는 추세라고. 두 번째로 찾은 매장은 쇼메. 여러 제품 중에서도 ‘비 마이 러브’ 링을 선택했다. 벌집을 연상시키는 비 마이 러브는 쇼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디자인이기도 하지만 촬영 때마다 유독 반짝이며 내 욕망을 흔들었기 때문. 셀러의 말에 따르면 미러 폴리싱 기법을 사용해 반짝임을 더욱 강조한다고 한다. 비 마이 러브는 톱니바퀴가 딱 맞아떨어지듯 몇 개를 겹쳐 착용해도 부담스럽지 않기 때문에 같은 반지끼리 레이어링했을 때 더 빛을 발하는 느낌이었다. 세 번째 타깃은 샤넬 ‘코코 크러쉬’였다. 샤넬의 시그너처인 퀼팅을 그대로 적용한 코코 크러쉬의 첫인상은 생각보다 더 볼드하다는 것. 특히 스몰과 라지 사이즈는 확실히 타 브랜드의 링에 비해 두꺼워 단독으로 착용해도 전혀 허전한 느낌이 없었다. 코코 크러쉬는 심플하게 하나만 착용해도 좋고, 미니 사이즈 모델 하나와 라지 사이즈 모델 하나를 레이어드하면 더욱 패셔너블하게 즐길 수 있는 아이템 같다. 네 번째로는 티파니에서 ‘노트 컬렉션’과 ‘T 컬렉션’을 둘러봤다. 가운데에 매듭 모티프를 더한 디자인의 노트 링은 착용해보니 손가락이 길어 보여서 그런지 다른 손가락에 비해 조금 짧은 나의 약지에도 잘 어울렸다. 독특한 꼬임 디자인이 매력적이면서 손가락 굵기에 따라 느낌이 다르게 다가오니 꼭 실제로 착용해보길! 내 리스트에는 없었지만 셀러의 추천으로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도 추가로 착용해봤다. 브랜드 이니셜인 T 형태를 규칙적으로 배열한 그래픽적 디자인이 특징인데, 링 하나로도 충분한 존재감과 세련된 느낌을 줘 생각보다 더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으로 들른 매장은 부쉐론. 두께와 컬러가 다양한 ‘콰트로 링’은 확실히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똑같은 반지를 착용한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도 장점! 콰트로는 꽤 볼드해서 약지보다는 검지나 중지에 착용한 게 더 세련되어 보인다. 부쉐론 하면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쎄뻥 보헴 링’도 착용해봤다. ‘쎄뻥’은 불어로 ‘뱀’이라는 뜻으로, 뱀 머리를 형상화한 모티프와 뱀 비늘을 닮은 트위스트 체인이 특징이다. 독특한 모양과 텍스처 때문일까. 어떤 반지보다 확실히 눈에 띄더라. 정든 반지와의 이별은 아쉬웠지만, 새로운 반지를 찾는 여정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신나는 일이었다. “새로운 첫출발은 저희 브랜드랑 하셔야죠.” 모든 브랜드 매장 셀러들이 약속한 듯 똑같이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돈다. 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과 부쉐론 쎄뻥 보헴 링 중에서 어떤 걸 선택할까. 분명한 것은 올해가 가기 전에 내 약지에는 새로운 싱글 링이 함께할 거란 사실이다. editor 조윤서
 
매칭이 쉬운 반지 레이어링의 제왕을 찾아서
내겐 문신 같은 반지가 2개 있다. 하나는 오른손 중지에 끼는 티파니앤코 ‘T1’ 링이고, 다른 하나는 왼손 검지에 끼는 프레드 ‘포스텐’ 링이다. 둘 다 입문용으로 잘 알려진 반지로 동양인의 피부색에 잘 어울리는 로즈 골드 컬러를 선택했더니 어느새 신체 일부처럼 자리 잡았다. 물론 로즈 골드는 착용할수록 색상이 벗겨지며 점차 옐로 컬러가 올라오지만, 가죽처럼 빛이 살짝 바랬을 때 더욱 멋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좋다. 아무튼 이 조합으로 N년 차 꼈더니 슬슬 새로운 링에 대한 목마름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나의 쇼핑 콘셉트는 단 하나, 기존의 두 반지와 휘뚜루마뚜루 매칭이 잘되는 링을 찾는 것. 첫 번째 타깃은 샤넬의 ‘코코 크러쉬’. 둥근 표면에 2.55백의 퀼티드 패턴이 새겨진 코코 크러쉬는 한 번도 안 산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사는 사람은 없다는 레이어링계의 개미지옥이다. 사이즈는 미니, 스몰, 라지 세 가지이고 붉은 기가 살짝 빠진 베이지 골드 컬러가 특히 매력적이다. 평소 볼드한 반지가 잘 어울리는 편이라 처음부터 스몰 사이즈를 공략했다. 퀼티드 패턴도 미니보다는 더 부각돼 코코 크러쉬만의 묘미가 한층 잘 느껴진다. 다른 반지와의 궁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반지와도 잘 어울린다. 셀러의 말을 빌리자면 코코 크러쉬는 퀼티드 패턴이 샤넬의 아이덴티티를 강하게 담고는 있기는 하지만, 클래식한 실루엣과 디자인이 꽤 무난한 느낌을 준다고 한다. 반지 안쪽이 비어 가볍고 피부와 압착되지 않아 탈착이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두 번째는 쇼메의 ‘비 마이 러브’. 웨딩 링 투어에서 빠지지 않는 비 마이 러브는 최근 데일리 링으로 찾는 이들이 훨씬 더 늘어났다고 한다. 허니콤 모티프를 재해석한 비 마이 러브는 어떤 반지보다 층층이 쌓는 맛이 매력적인데, 견적을 고려해 2.5mm 폭의 링을 2개 레이어링해봤다. 하나는 플레인, 또 하나는 다이아몬드가 하프 세팅된 링을 조합했더니 셰이프는 분명 구조적인데 우아함이 손을 타고 흐른다. 다만 비 마이 러브는 미러 폴리싱 기법을 사용해 빛에 따라 다채롭게 반짝이는 것이 특징인데, 그 자체로 충분히 빛나기 때문에 단독으로 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는 티파니앤코의 ‘티파니 락’. 자물쇠에서 영감을 받은 티파니 락은 꽤 볼드하고 대담한데 기존과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어 착용해봤다. 디자인만 봤을 때는 타원형의 셰이프가 불편하지 않을까 우려됐는데 실제로 껴보니 착용감은 편안했다. 하지만 반지 너비가 넓어 손가락 사이가 완전히 다물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반지를 나란히 끼면 반지끼리 부딪힐 수 있다. 반면 심플한 디자인이라 여러 다양한 반지와 매치가 잘된다는 건 장점이다. 네 번째로 찾은 아이템은 부쉐론의 ‘콰트로 컬렉션’. 골드와 PVD 소재가 층을 이루는 컬렉션으로 다양한 사이즈와 컬러로 선보여 반지를 고르는 과정이 커스터마이징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콰트로 컬렉션은 웨딩 링으로 출시한 라인이 아닌 만큼 패셔너블한 DNA가 짙고, 사이즈가 커질수록 존재감이 거대해져 다른 반지와 잘 어우러질까 했는데 웬걸, 여러 컬러를 머금고 있어서인지 합이 너무 좋은 게 아닌가. 다만 한쪽 손에는 콰트로 링 하나만 끼고 다른 한쪽 손에 여러 개를 레이어링하는 게 베스트였다. 그래서 결론이 뭐냐고? 샤넬의 코코 크러쉬와 의외의 선전 아이템인 부쉐론의 콰트로 컬렉션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대신 교훈은 확실하다. 다음 수까지 내다보며 아이템을 고르자. 일관된 취향은 확실히 더 완벽한 조합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생각했던 아이템 이외의 아이템도 꼭 착용해보길 바란다. 껴볼수록 반지가 나를 선택한다는 생각이 든다. 이 와중에 타자를 치는 손가락이 허전하다 외친다. editor 김아라
 
'쎄뻥 보헴 옐로 골드 스몰' 링은 BOUCHERON.'티파니 T 트루 와이드' 링은 TIFFANY & CO. '코코 크러쉬 스몰' 링은 CHANEL FINE JEWELRY.'콰트로 클래식 스몰' 링은 BOUCHERON.

Keyword

Credit

    에디터 김아라/조윤서(미디어랩)
    아트 디자이너 강연수
    디지털 디자이너 민경원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