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이 지닌 가치에 대하여 || 엘르코리아 (ELLE KOREA)
FASHION

금이 지닌 가치에 대하여

금테크 호황기에 진입한 지금, 2명의 오피니언 리더에게 물었다. 우리가 지금 골드에 열광하는 이유는?

ELLE BY ELLE 2023.10.17
 
 
영원 불멸의 빛, 골드 주얼리
까르띠에 팬더와 뷔의 컬래버레이션은 마치 두 정상의 만남 같았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팬더 컬렉션의 무드가 뷔를 통해 강렬하게 발산되었다. 티파니 락 컬렉션을 착용한 로제 또한 우아한 주얼리로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불가리 뮤즈 앤 해서웨이는 디바스 드림으로 기쁨이 넘치는 여성을 표현했다. 이처럼 정통 주얼리 브랜드들이 공개한 아이템 중에서도 골드 주얼리는 언제나 존재감을 뽐냈다. 이미 오래전부터 사랑받아온 골드 주얼리는 최근 영 제너레이션의 마음을 훔치는 아이템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골드 주얼리도 결국 금인데, 오래 간직했다가 되팔 수 있을까?’ ‘까르띠에 러브 링과 티파니 밴드 링 같은 명품 주얼리로도 재테크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골드 주얼리는 매력적인 금테크다. 2023년 9월 8일 기준 순금 3.75g은 35만3천원으로 전년 대비 8.1% 상승했다. 은행 금리보다 훨씬 높은 셈이다. 순금이란 금이 100%인 24K를 말하는데, 순금 자체는 무르기 때문에 보통 주얼리를 만들 때 18K나 14K로 다른 금속을 섞어 최적의 강도와 색을 낸다. 18K는 순금의 비율이 75%, 14K는 58.5%다. 그리고 금도 환율처럼 시세가 매일 달라진다. 옐로 골드, 핑크 골드, 로즈 골드 등 골드 주얼리는 컬러가 제각각이지만 이에 따른 가격 차이는 없다. 오로지 금 함량에 따라 시세가 반영된다. 하지만 고가 브랜드의 주얼리 컬렉션은 단순히 금 함량이나 다이아몬드 시세만을 기준으로 삼지 않는다. 브랜드의 가치와 함께 거래되기에 사실 ‘명품 테크’에 더 가깝다. 고가 브랜드는 주로 18K를 사용하는데, 본사 정책에 따라 매년 가격을 인상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가격이 높아지는 대표 컬렉션이나 인기 아이템의 경우를 보면, 제품의 가치가 상승한 것이지 금 시세가 반영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물론 금 함량이 높다면 그에 따른 시세가 반영되겠지만, 아이템이 지닌 가치에 따라 더 높게 평가되기도 한다. 24K 순금 주얼리와 비교해보면 18K 명품 주얼리의 g당 가치가 금 시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즉 명품 브랜드의 주얼리는 금테크를 넘어 브랜드와 아이템의 가치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스타일링이 아닌 오로지 재테크를 위한 주얼리를 찾는다면 24K 순금 아이템을 구입할 것을 추천한다. 흔히 보관용은 골드바 형태를 띠지만 요즘은 착용 가능한 주얼리로도 출시되고 있으니까. 대표적인 예로, 주대복이라는 브랜드가 있다. 주대복은 순금으로만 주얼리를 만드는데, 시세금 제품(시세에 따라 가격 변동)과 고정 가격 제품으로 구분해 출시하기 때문에 금테크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다만, 순금을 구매할 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것은 금의 순도가 포 나인(9999)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것. 스리 나인(999)도 유통되는데 이 경우는 불순물이 일부 섞여 있어 되팔 때 가격이 낮게 책정된다. 골드 주얼리는 관리를 잘하면 빛을 잃지 않고 그 가치를 오래 간직할 수 있다. 변치 않는 아름다움으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금테크가 될 것이다.
 
암흑기일수록 금테크인 이유
지난 3년간 코로나 팬데믹을 겪으면서 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투자 수단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중에서도 안전한 자산으로 꼽히는 금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누구나 쉽게 투자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으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투자 방법은 골드바를 사는 것이지만, 생각보다 높은 세금(부가가치세 10%)과 구입처에 따른 수수료(5%) 등이 부담스럽다. 일반적으로는 금에 투자할 수 있는 상장 지수 펀드(ETF)를 이용하는데, 이는 다양한 종류의 펀드를 주식처럼 상장시킨 것으로 매매도 편하고 수수료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식처럼 무형의 존재로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100년간 금 가격 추세를 살펴보면 경제 위기가 오래갈수록 금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사이클을 이해하려면 과거를 들여다봐야 한다. 1971년 이전에는 금이 곧 화폐였다. 예상할 수 있듯 ‘빚이 많은 나라’, ‘혁명이 발생할 위험이 높은 나라’, ‘국채를 마음대로 찍어내는 나라’의 화폐는 누구도 가지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때 화폐의 대안이 바로 금이었다. 금은 연간 채굴량이 단 1억 온스에도 못 미치기에 희소성이 높다. 즉 마음대로 찍어낼 수 없고, 소량만 갖고 있어도 가치가 높기 때문에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부자들이 금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때는 돈의 가치를 금에 고정시키는 금본위제를 따르기도 했지만, 미국이 금 한도 이상의 돈을 찍어냈던 베트남 전쟁 시 세계 주요 나라들이 자국이 보유한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결국 폐지하게 된다. 이후 현재까지 화폐는 정부의 신용도에 따라 가치가 변하게 되었다. 경기가 좋을 때는 미국 달러에 ‘킹 달러’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때만 보더라도 불안정한 화폐보다는 희소 가치가 있는 금의 가치가 높아졌다. 따라서 금은 경제 암흑기일 때 더욱 진가를 발휘하고, 그 시점을 금 투자의 골든 타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 시점에 금 투자를 하는 것이 맞을까? 그리고 어떤 방법의 투자가 있을까? 금테크라고 해서 꼭 금방을 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금이라는 것 자체가 18K인지 24K 순금인지 눈으로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를 검증하는 데 비용이 든다. 그뿐만 아니라 금을 세공하는 데 드는 비용과 부가가치세 10%, 수수료 5%까지 더해진다. 결국 금을 사고팔 때를 비교해보면 어떤 경우는 15~2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현물 금을 직접적으로 사는 게 가장 쉬운 방법일진 모르지만 베스트라고 꼽기는 어렵다. 두 번째 방법은 골드 뱅킹을 이용하는 것이다. 은행에 현금을 저축하듯이 금을 저축하는 것인데, 이 또한 10% 부가가치세를 피할 수 없다. 전문가 입장에서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앞서 말한 ‘사이버 금’이라고 불리는 금테크다. 현재 금 가격에 투자하는 것인데, 우리나라 정부 산하기관인 KRX 한국 거래 금시장을 이용하면 된다. ‘KRX 금 현물’이라는 상품에 투자하면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세 혹은 배당소득세가 면제되어 세금이 거의 없을뿐더러 언제든 누구나 쉽게 매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 보유한 금이 100g 이상인 경우에는 현물 골드바로 인출이 가능한데, 이때는 10% 부가가치세가 붙는다. KRX 금 현물은 오르락내리락하는 금 시세를 주식처럼 관찰할 수 있고 전반적인 금테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금의 매도와 매수 타이밍에 대해 묻는다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것 외에도 금리가 오르고 있는 추세인지, 그리고 물가가 상승하는 인플레이션 흐름인지 등을 모두 고려하는 것이 좋다. 현시점에 금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엄청난 수익을 챙긴다는 목표보다는 보험용으로 시도할 것을 추천한다. 또한 투자할 때는 자신의 투자 성향을 고려해야 하는데, 성장형의 사람이라면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의 15~20%를, 안정형이라면 5% 정도 확보하라고 권하고 싶다.
 
 

Keyword

Credit

    에디터 안혜미(미디어랩)
    글 민은미/홍춘욱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디지털 디자인 민경원
팝업 닫기

로그인

가입한 '개인 이메일 아이디' 혹은 가입 시 사용한
'카카오톡,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이 가능합니다

'개인 이메일'로 로그인하기

OR

SNS 계정으로 허스트중앙 사이트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회원이 아니신가요? SIGN UP